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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작품이미지는
전시공간에서 홍보를 위해
우편으로 보낸 도록(책자)을 재가공하여 등록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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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시 |
원초적 감각을 표상하는 신체-생동하는 삶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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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시 |
2004.05.17.월~2004.05.17.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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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글 |
선(線), 촉각에서 시각으로 함지수의 화면에서 충동적으로 솟구치고 뻗...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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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線), 촉각에서 시각으로 함지수의 화면에서 충동적으로 솟구치고 뻗어나가는 선들은 유기적이고 생물형태학적인 형상을 창조하면서 생동하고 있다. 때로는 미세한 신경세포 조직 같고 때로는 감전되는 순간에 발산되는 듯한 떨리는 선들은 관람자의 시신경을 자극하는 동시에 전율의 소용돌이 속으로 흡입되는 듯한 현기증마저 불러일으킨다. 이렇듯 감각적인 선의 용출과 확산은 가장 은밀한 피부 접촉으로부터 발생하는 작가의 말초 감각적 체험의 산물이다. 피부 접촉은 성적 교감의 첫 단계로서 순식간에 긴밀한 흥분을 유발하면서 신체의 모든 부분으로 쾌락의 감동을 단숨에 전달한다. 촉각은 우리가 모태로부터 받는 최초의 감각으로서 우리의 오감 중에서 가장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성본능의 원초적 욕구를 행동으로 전이시키는 최초의 단계이다. 내밀한 피부 접촉에서부터 뇌의 송파구를 거쳐 몸의 모든 신경세포로 전달되는 이러한 말초적인 자극과 원초적인 감각을 작가는 생동하는 삶의 촉매제로 해석하고 창조적 에너지로 표출한다. 사랑의 행위에서 시작과 완성은 언제나 촉각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이러한 촉지적 감각이 시각과 연결되면서 작가의 인지 개념이 외연의 형태로 표상화하고 있다. 또한, 촉각(tact)이란 단어는 안테나 역할을 하는 촉수 이외도 직감, 요령, 기교란 의미를 내포한다. 쾌락의 감동은 신체의 미세한 신경세포 하나 하나로 빠르게 전달되어 온 몸 구석구석에 저장되어 있다가 행위가 끝난 후에도 그 여운을 오랫동안 남긴다. 작가는 이러한 베일에 쌓인 쾌락의 메커니즘을 파헤쳐 보고 싶은 욕구를, 화면 위에서 자유분방하고 즉흥적이면서 동시에 자발적으로 에너지를 분출하는 선을 통해서 탐험한다. 예민한 촉수로 지각된 쾌락의 감각을 화면 위에서 즉각적이고 능동적인 선들로 직접 전달하는 순간, 작가의 창조적 사고에 내재한 모든 예술적 감각과 기교가 분출되면서 하나의 창조적 도약으로 이어진다.
부분화된 신체에 의한 전율 함지수의 작품에서 부분(fragment)화된 신체는 표피가 벗겨져 적나라하게 신경세포가 드러난 토르소, 절단된 팔과 다리, 어깨 등 신체의 파편 형상으로 나타난다. 두께가 있는 압축 스티로폼을 절단된 몸통 형태로 자르고, 그 위에 한없이 부드러운 속살을 암시하는 듯한 부드러운 벨벳을 감싼 후, 그 표면 안으로 녹아들 듯이 오일 파스텔로 신경세포와 국부 형태를 드로잉한다. 이 토르소는 평면이면서 동시에 살덩어리, 애욕의 육체(charnel)를 표현한다. 토르소는 인체의 중심이자, 운동기능의 축인 척추가 자리잡은 움직임의 진원지(震原地)이다. 작가에게 이 토르소는 전율을 유발하는 근원이자 수단이다. 끔직한 감정을 유발시킬 수도 있는 표피가 벗겨진 몸통 혹은 신체의 파편들은 사실은 작가의 의도에 의해서 촉각으로부터 발생하는 쾌감에 의한 전율(vibration)을 직설적으로 우리에게 보여준다. 전율은 암흑과 침묵 속에서 서로의 몸의 여러 부분을 더듬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손놀림, 그리고 작가가 창조한 검은 벨벳에 쌓인 기묘한 신체 표면을 더듬고 싶은 관람자의 욕망 사이에 허울이 벗겨진 가식 없는 욕구의 표출처럼 존재한다. 사랑의 행위에 몰입한 신체는 떨리고 진동하는 현악기처럼 울리고 민감하게 모든 부분이 서로 반응한다. 사랑의 행위에서 신체 움직임은 마치 무용수의 움직임처럼 자연스럽고 유연하다. 이 신체의 움직임은 길이나 넓이가 아니고 두께와 깊이이다. 어떻게 작가는 춤추듯 움직이는 신체라는 볼륨을 작품에 표현할 수 있을까? 작가는 부분화된 신체의 파편들을 전시 공간의 바닥에 두거나 천장에 매닮으로써, 신체 부분들의 연결된 움직임을 분해하고 재구성한다. 이렇게 신체의 속성이 해체되어 새롭게 창조된 형상들은 또 다른 유기적 생명체로서 공간을 점유한 채, 벽면에 걸린 토르소들과 대화하고 교류한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공간에서 방향을 제시하면서 그 자체로 하나의 특별한 행위의 장을 연출한다.
신체의 정체성 표피만 한 꺼풀 벗겨내면 인간의 신체에 대한 미추(美醜)의 구분은 무의미해진다. 신체는 오로지 민감하게 반응하는 감각을 함축한, 정신과는 결속되지 못한 독자적인 존재인 당당한 ‘살덩어리-신체’ 그 자체의 표상이 된다. 함지수는 이러한 신체 표현을 통해서 혐오스러움보다는 가식 없이 애욕을 표출하는 인간이 가진 감정의 진솔함을 표현한다. 그는 이러한 신체가 온전한 신체만큼 아름다울 수 있다는 확신을, 변형되고 왜곡된 형태의 신체 부분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보여준다. 이러한 신체는 성별이나 인종을 초월한 원초적 기관이며, 실존 그 자체를 표현하는 매체이다. 작가는 또한 이러한 신체를 통해 도덕과 위선으로 무장된 현실이 부과하는 금기(tabou)를 과감하게 깨뜨린다. 그는 독특한 신체 표현과 성 체험을 통해서 자아를 발견하고, 동시에 '살덩어리-신체'에 부여된 금기에 도전하면서 성에 대해 고착화된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어버리는 시도를 하는 것이다. 그 결과 그의 작품에는 생동하는 삶을 표상하는 원초적 감각이 생생하게 살아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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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개요 |
대구가톨릭대학교 예술학과에서 기획하고 봉성갤러리에서 장소를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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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가톨릭대학교 예술학과에서 기획하고 봉성갤러리에서 장소를 제공하는 이번 전시에서 함지수는 가장 은밀한 성 체험으로부터 유출되는 쾌락과 전율이라는 감각을 절단된 신체를 통해 전달한다. 긴밀한 피부 접촉에서부터 뇌의 송파구를 거쳐 몸의 모든 신경세포로 전달되는 이러한 말초적인 자극과 원초적인 감각을 작가는 생동하는 삶의 촉매제로 이해한다. 표피가 벗겨져 신경세포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버린 부분화된 인체 표현에서 작가는 혐오스러움보다는 성별을 초월한 살덩어리, 즉 가식 없이 애욕을 표상하는 인간의 진솔함을 추구한다. 삶의 이면이 바로 죽음이라고 이해하는 작가는 피부라는 허울이 벗겨진 신체도 온전한 신체만큼 아름다울 수 있음을 변형되고 왜곡된 형태의 신체 부분들을 통해서 보여준다. 함지수가 새롭게 창조한 적나라한 신체는 전시 공간에서 서로 교류하고 소통하면서, 원초적 감각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드러내며, 기묘함과 동시에 신비한 감정마저 야기시킨다. 이러한 신체는 성별, 인종, 그리고 모든 금기를 초월한 원초적 기관으로서 정체성을 가진, 실존 그 자체를 표현하는 매체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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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 |
진솔한 성적 흥분과 전율을 반영하는 해부학적 신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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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솔한 성적 흥분과 전율을 반영하는 해부학적 신체
나에게 성이란 매우 충격적이며 동시에 매력적인 체험이다. 그러나 나는 삶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인간이 가진 가장 원초적인 욕구 중 하나인 이 성행위의 체험에 대하여 쉽게 드러내거나 말하기를 꺼려한다. 그 이유는 성행위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은밀한 것이고, 또한 우리는 이것을 금기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매 순간의 우리 삶에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영향을 주고, 또한 생동하는 삶을 위한 촉매작용을 하는 성과 성행위 그리고 이것을 통해 얻어지는 쾌락을 작품을 통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쾌락은 성행위를 하는 사람들 사이의 신체적 접촉을 통하여 먼저 피부로 감지되고 이어서 피부 속 수 많은 신경과 기관을 거쳐 뇌에 전달되고 저장된다. 이 행위가 끝난 뒤에도 이미 저장된 정보들로 인하여 어느 순간 또 다시 되살아나는 흥분과 전율로 이어지게 된다. 이렇듯 성적 쾌락이 주는 흥분과 전율은 피부 접촉을 통해 전달된 정보가 뇌에 저장되는 생리학적 작용인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쾌락이 주는 흥분과 전율을 좀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었고, 한편 이것이 어떠한 과정을 통해서 진행되는지 파헤쳐 보고 싶은 욕구에 의해서 작품에서 인체의 표피를 벗기기 시작했다.
피부가 벗겨지고 신경세포가 적나라하게 파헤쳐진 인체도 아름다운 온전한 인체의 또 다른 이면이고 이는 죽음이 바로 삶의 이면임과 같은 맥락이다. 일부분의 관람자들이 느끼는 혐오감은 나를 자극하고 유혹했고, 이러한 작업에 더욱 흥미를 가지도록 유도했다. 더 나아가 나는 해부된 인체를 절단하고 그것을 재해석하려고 한다. 그 이유는 일반적으로 성행위, 즉 남성과 여성간의 성행위에서 얻어지는 쾌락만이 반드시 흥분과 전율을 절대적으로 표현한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해부된 인체를 절단하여 남성과 여성이라는 성적 구분을 뛰어넘게 하고, 그로부터 성행위 그 자체의 상징성과 감각으로부터 나오는 쾌락, 흥분과 전율 그리고 그것의 진솔한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싶다.
나는 금기를 깨고 당당하고 싶지만 현실에서는 아직은 결코 그럴 수 없다. 그래서 나의 원초적 감각은 작품 속에서만 살아있고, 작품을 통해서만 이야기 할 수 있다. 모든 성적 쾌락과 흥분은 내 작품 속에서 아름다울 수 있고, 가식의 허울을 벗고 가장 자연스러울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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