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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시

제14회 서울_공간국제판화비엔날레 수상작 전

일 시

2006.09.08.금~2006.10.08.일

장 소

서울시립미술관

장 르

판화

참여작가

폴란드 작가 : 마르타 레흐 MARTA LECH 룩셈부르크 작가 : 이사벨 루츠...

전시개요

국내 유일의 국제판화전인 서울_공간국제판화비엔날레가 서울시립미술...

국내 유일의 국제판화전인 서울_공간국제판화비엔날레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오는 9월 7일부터 한 달간 수상작 전시회를 연다. 공간그룹과 서울시립미술관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번 판화비엔날레에는 세계 55개 나라에서 756점의 작품이 출품되었다. 대상 한점과 우수상 두 점을 포함하여 매입상, 입선 등 총 99개 작품이 수상권에 들었다. 대상은 폴란드 작가 마르타 레흐의 ‘20.09’가 차지했으며, 룩셈부르크 작가 이사벨 루츠의 ‘Five Senses···Ⅱ’와 미국 작가 마이클 고로의 ‘Urban Serenity’가 우수상을 수상했다.

1980년 시작한 서울_공간 국제판화비엔날레는 2002년 제12회부터 기존 10×10cm 규격의 작은 판화전에서 판화의 예술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전지 사이즈(110×80cm)로 공모요강 규격을 확대했다. 또한 세계 유수의 미술관 큐레이터와 대학교수들을 심사위원으로 위촉하고, 2004년 제13회 비엔날레부터 서울시립미술관과 공동 주최함으로써 국제적인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지난 7월 27일 홍익대학교 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 14회 비엔날레 작품심사에는 해외 심사위원 케이세이 고바야시(일본 도쿄타마대학교 교수), 아넷 딕슨(미국 포트랜드미술관 비비안앤고든걸키그래픽아트센터 판화․드로잉부문 큐레이터) 그리고 안드레이 마티노브(러시아, 노보시브리스크 주립미술관 전시과 총괄디렉터) 씨가 참여했으며, 국내 심사위원으로는 한운성(서울대학교 서양화과 교수) 씨가 참여했다.

이번 심사에서도 디지털판화의 수상권 제외에 대해 심사위원장인 한운성 교수(서울대)는 “본상수상작 모두 판화의 기본 기법으로 작업한 것으로, 아주 기초적인 기법으로도 하이테크 디지털 이미지가 따라올 수 없는 뛰어난 작품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고 평했다. 특히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37점의 매입상이 선정되어 판화의 장점 가운데 하나인 예술과 사회의 소통의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제14회 서울_공간 국제판화비엔날레의 수상작품 시상식 및 전시오픈은 9월 7일 오후 5시 서울시립미술관 본관에서 진행되며, 9월 8일부터 10월 8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3층 전시실에서 전시회를 개최한다. 국제판화비엔날레의 문화 저변 확대와 국제 교류를 위해 힘써온 서울_공간국제판화비엔날레는 2003년 ‘메세나 대상’ 보급상과 같은 해 ‘한국예술인총연합회 문화상’ 공로상을 수상한 바 있다.

전시개막식 : 9월 7일 17:00)
전시부문 : 판화작품 총 99점

심사평

아날로그 없는 디지털은 환영에 불과하다

아날로그 없는 디지털은 환영에 불과하다
한운성 1946년생. 서울대학교 서양화과 교수.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및 동대학원 졸업. 제3회 서울국제판화비엔날레 대상 및 제1회 서울국제소형판화전 우수상 수상. 상파울로비엔날레, 유부리아나국제판화비엔날레 등에 참여. 2005년 로스앤젤레스 앤드류사이어 갤러리 초대전.
심사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4인의 심사위원이 동의하여 800점에 가까운 작품에서 100점의 입선작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자국 출품작을 제외한 20점 씩 총 80점을 선발했다. 즉 러시아에서 온 심사위원은 러시아 작품을 제외한 20점을 선발하고, 미국에서 온 심사위원은 미국 작품들을 제외한 20점을 선발하는 식이다. 그렇게 해서 4인의 심사위원이 80점을 선발한 후 나머지 20점은 탈락됐을 지도 모르는 우수한 작품을 출품작가의 국적에 관계없이 5점씩 선발하는 방식을 취했다. 국내에서 실시한 국제공모 형식의 비엔날레에서 처음 시도된 것으로 알고 있는 이러한 심사방식은 각각의 심사위원들이 부담감 없이 심사에 임할 수 있는 장점 외에도 이미 자국에서는 잘 알려져 있는 기성작가와 신진작가들이 대등하게 심사 대상에 오르게 되어 전반적으로 작품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선발된 100점의 작품에서 4인의 심사위원들은 무리하게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지 않음으로써 매입상 이상의 작품을 뽑았고, 다시 그 중에서 우수상 2점과 대상 1점을 선발했다.

특히 논쟁이 예상되는 대상 수상작은 심사위원 전원 만장일치로 선발되었다. 우수작 2점과 대상작은 우연히도 판화의 기본 색조인 흑백 작품이다. 우수상을 수상한 미국의 마이클 고로의 작품과 룩셈부르크의 이사벨 루츠의 작품은 에칭이고, 대상을 수상한 폴란드의 마르타 레흐의 작품은 리노컷이다. 세 점 모두 판화의 기본 기법으로 작업한 것으로, 아주 기초적인 기법으로도 하이테크 디지털 이미지가 따라올 수 없는 뛰어난 작품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격년으로 14회의 비엔날레를 거르지 않고 개최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그 장르가 1980년대 초반에 상승세를 타고 붐을 일으키는 듯하다가 199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디지털 이미지와 사진에 밀려 미술인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는 듯하였던 판화인 것을 보면 26년은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니다. 그러면서도 공간국제판화비엔날레는 세태의 흐름과 무관하게 올해도 정통 판화를 고집하고 있다.
판화는 간접성과 복수성에서 일반 회화와 차별된다. 간접성이라고 하는 것은 판의 존재를 전제조건으로 하며, 복수성이라고 하는 것은 에디션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디지털 이미지는 배제되며 모노타입 또한 배제된다. 일견 디지털시대에 지나치게 아날로그적인 면을 부각시켜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을 수 있으나 아날로그가 받쳐주지 않는 디지털은 한갓 환영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공간국제판화비엔날레는 국내에서, 나아가 국제적으로 정통 판화의 뛰어난 작가들을 배출하는 일익을 담당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앞으로의 가능성을 기대하며 젊은 작가들 작품 선정
케이세이 고바야시 1944년생. 일본 도쿄타마대학교 교수. 교토국제디자인학교 졸업. 제2회 서울국제소형판화전 대상 수상. 영국국제판화비엔날레, 와카야마판화비엔날레 등 다수의 국제전시 참여. 2005년 회고전.
젊은 예술가들에게 공모전이 얼마나 중요하고 귀중한 기회인지 나는 스스로의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공간국제판화비엔날레는 다른 공모전과 다르다. 첫 번째, 최근 세계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모노타입이나 디지털프린트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과 두 번째, 상의 수가 30개 정도로 그 수가 많다는 것이 그것이다. 최근 기술진보가 인간사회와 생활에 다양한 변화를 가져다주고 있으며 이 변혁은 예술분야에도 확장되고 있다. 판화분야에서는 판(版) 표현의 영역을 둘러싸고 다양한 논의가 일고 있다는 점과 이런 종류의 공모전이 새로운 재능의 발굴과 육성이라는 사명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작가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안겨 줄 상이 30여개나 된다는 것은 뜻 깊은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대상을 수상한 마르타 레흐의 두 작품에서는 압도적인 존재감이 느껴진다. 리노컷으로 파고 인쇄하는 실로 단순한 기법으로 표현된 세계, 작가의 감성과 손재주의 완성도에 감탄했다. 그러나 대상과 우수상 두 작품이 모두 주판(主版)을 중심으로 한 모노크롬에 가까운 작품이라는 것이 다소 마음에 걸린다. 판(版)이라는 제3자와 진지하게 마주보고 스스로의 표현세계를 추출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검정부터 종이의 흰색까지 무한한 글라데이션이 창출해내는 세계는 판화의 가장 큰 매력이며 원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판과 종이 그리고 잉크와의 공동작업에 의한, 즉 다판다색(多版多色)에 의한 색상층의 아름다움, 혹은 수성안료를 사용해 종이와 물이 만들어내는 투명감이 물씬 풍기는 색채의 그라데이션에 의한 표현, 이것도 잊어서는 안 될 중요한 판화의 세계다.

이번에 나는 젊은 작가의 작품이라 여겨지는 작품을 중심으로 수상작을 선정했다. 훌륭한 실적, 높은 완성도를 가진 작가가 낙선하거나 상을 받지 못하는 가운데 일부러 완성도를 추구하지 않고 다소 미흡한 점이 있어도 앞으로의 가능성을 기대하며 결정을 내렸다. 이번 공모전에서의 입선 수상 경력을 토대로 더욱 크게 도약하는 작가가 한 사람이라도 더 등장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공간국제판화비엔날레는 30여년의 역사를 갖는다. 이것은 중요한 사실이다. 아시아에서는 타이페이비엔날레가 지속적으로 개최되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도쿄국제판화비엔날레가 제11회 전시회를 마지막으로 종지부를 찍었고, 이후 와카야마는 제5회로 종지부를 찍었으며, 오사카, 요코하마, 삿포로도 자취를 감추었다. 그리고 현재 계속되는 것은 곧 20주년을 맞이하는 고치(高知)국제트리엔날레뿐이다. 30년이라는 역사는 실로 무게감이 느껴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도 공간국제판화비엔날레가 지속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작품에 내재된 아이디어와 기술의 뛰어난 조화
아넷 딕슨 미국 포트랜드미술관 비비안앤고든걸키그래픽아트센터 판화․드로잉부문 큐레이터. 예일대학교 미술사 박사학위. 미시건대학교미술관 서양미술 부문 큐레이터 역임. 주요 근대 및 현대미술 관련 전시 기획.
서울_공간국제판화비엔날레의 명성만으로도 비엔날레에 참여하는 모든 작품들이 기술적으로 뛰어나리라는 것은 심사 전부터 짐작하고 있었다. 기술적으로 뛰어난 작품들 중 내가 주안점으로 둔 것은 작품에 표현된 아이디어였다. 수상작들은 새로운 컨셉과 아이디어 발전면에서 탁월했다. 그들의 다양한 여러 접근방식은 심사위원인 나에게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유익한 경험이 되었다. 제14회 서울_공간국제판화비엔날레는 전세계적으로 판화예술이 살아 있을 뿐 아니라 우리 삶을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놀라운 힘을 가졌음을 보여주었다.

예술에서 전통을 유지하는 것은 중요하다
안드레이 마티노브 1953년생. 노보시브리스크 주립미술관 전시과 총괄디렉터이자 제4회 노보시브리스크 컨템포러리 그래픽아트 국제비엔날레 큐레이터. 150여회가 넘는 회화, 그래픽, 사진, 디지털미술 관련 국제전 기획.
작품 선정은 아주 민주적인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각 심사위원은 자신의 경험과 예술적 선호도를 십분 발휘하여 수상작을 선정했다. 이번 판화비엔날레에는 총 55개국에서 거의 500명의 예술가들이 참가, 756여개 작품을 출품하여 그중 100작품만을 선정하기는 결코 쉽지 않았다. 모든 종류의 판화기술이 사용되었지만, 심사위원들이 최고의 작품을 선정하는 데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예술에서 전통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판화는 특히 동양예술에서 가장 중요한 예술 전통 중 하나이다. 많은 한국작가들이 출품했고 이들은 대부분 젊기 때문에 한국 판화계의 앞날은 매우 밝다고 생각된다.

작가약력

작가 : MARTA LE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