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것, 혹은 익숙한 것, 그래서 간과하기 쉬운 것,
그것들은 아주 특별하다.
누구에게나 특별하게 작용하는 대상이나 사물
또는 현상들이 시선과의 교감(감흥)을
이루는 상태를 경험하게 되는데,
그런 시선은 논리나 이성적이기 보다는 "감성적 혹은 정서적"
시선에 닿아 있다고 본다.
가까운 곳에 머무는 것들,
쉽게 시야에 들어오는 일상의 잡다한 사물들이나 현상들,
이것들은 내게 일상의 질서에서 오는 무감함을 자유롭고
투명하게 바라보게 하는 의미들이다.
정서적 상징으로써 뜨개질과
비누작업(유년기의 모성애적 아우라를 이루는 모티브)은
"치유"혹은 "정화" 혹은 "정서적 의미"로써
복합적 의미를 함유하며, 섬세함과 여성적
내면성을 드러내지만, 거기에는
"필연적인 시간성과 순수한 성의(誠意)를 내포하고 있어
그것이 이루어내는 의미를 들여다 보는 과정이다.
뜨개질의 올을 이루는 한땀 한땀의 행위와
비누에서 전해지는 향과 질감은 사물이 가진
물질적 세계의 견고함에서 해방시켜 물질적(가시적)세계,
저 너머의 또 다른 정적(靜的)세계와의
소통의 매개체로써 기능하며,
이는 일상의 사물이 영원성을 향한 "詩語"로써 환원 됨을 의미한다.
미술이 "어떠한 의미에 교감하는
정적작용"이라고 보는 나의 관점에서는 완성된 작품의 가치
보다는 그것을 이루는 행위에 주목하며
그것은 흡사, 그윽함으로 향하는 수행의식과도 같은
성찰의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