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그림이 실생활의 이미지들을 액면 그대로 옮겨 놓은데 불과한 것은 아니다. 설정된 인물형태의 고의적 왜곡이나 과감한 축약, 동일 무늬의 반복, 시각의 변경(앞에서 본 것과 위에서 비스듬히 내려다 본 것이 뒤섞여 있다) 따위가 보태어져 있다. 이러한 수법이 겨냥하는 것은 조심스럽게 말해서 자신의 심의를 표출하기 위해서라고 가정할 수 있다. 한쪽으로 기울어진 사선형 구도는 평온한 일상에다 긴장감을 주어 미세하나마 심적인 흔들림을 유발한다."
"그의 그림은 자의식의 세계에 머물러 있다. 그 세계는 외부에서 오는 조그만 자극에도 요동하는 호수와 같은 것으로 비유할 수 있다. 그 호수에서 일어나는 일이 대단찮은 것이라 해도 그에게 있어선 한결같이 소중한 것들이다. 호수란 주위의 붉게 물들어가는 나뭇잎, 성난 하늘이 내리붓는 비, 호수 속을 휘젓고 다니는 물고기의 움직임 하나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성질을 띄고 있기 때문이다. 너무나 예민한 나머지, 온갖 우여곡절을 겪을 수밖에 없지만, 그의 시각으로 보면 어느 것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 즉 아름다움으로 묘사된다. 마음의 거울이랄까, 외부에서 오는 자극 못지 않게 그때의 심적 상태에 따라 그의 그림이 따뜻해지기도, 눅눅해지기도 하고 때로는 을씨년스럽게 변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