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M은 2006년도 첫 기획전시로 오순환의 작품 세계를 조망하고자 합니다. 1965년 부산에서 태어나 경성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한 작가 오순환은 1994년 데뷔전에서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 작가의 가족과 주변의 사소한 것들을 절제된 색과 단순한 구성으로 독창적인 화면을 제시함으로써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후 회화는 물론 판화, 조각으로 작품의 장르를 확장해가며 점차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에서 우리들의 이야기로 보편적인 정서를 이끌어 내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문화의 바탕을 이루고 있는 미의식이 형태의 세련됨보다는 대상의 본질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작가 오순환은 형태의 세련됨 보다는 단순한 구성으로 대상의 우아함과 내면의 격조를 표현하는데 비중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적 미감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는데 가장 부합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인간 존재성에 대한 성찰 과정의 일면을 보여준 <민불(民佛)시리즈＞(1998)에서 대상의 내면적 격조를 만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전시는 초기에 해당하는 회화작품 <단꿈>, <민불>에서부터 2001년 장르의 확장을 시도한 조각작품 <꽃>과, 다시 조각을 평면작업으로 번안한 회화작품 <꽃>. 이후 최근 흰색을 많이 사용한 작품 <풍경> 등에 이르기까지 시기별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을 총망라하여 데뷔 이래 전시기에 이르는 작가의 작품세계를 전반적으로 살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근작에서는 단순한　구성을 넘어 대상의 내면적 격조를 보다 세련되게 표현한 작가의 작품 세계를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