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작품에는 그 과정이 비논리적일 정도로 분명하지 않지만 깊숙한 깊숙한 먹물의 미분한 전짐 속에 드러나듯 감추어져 있어 관자의 경우도 그러한 과정에 어느 정도 탐익하지 않으면 안되게 형사으이 생성에 대한 매혹으로 불가해가게 잠재되어 있다. (생략) 그런 점에서 김수길의 작품은 형상을 존재태로 고정시키기 보다 항시 가변성있는 것으로 간주하여 가능태로 열어보이는 동양화의 전통을 오늘의 차원에서 역설적으로 체험하고 있는 자신을 반증한 것으로 보여진다. 아무튼 그의 작품은 일상적인 지각의 테두리를 벗어나 우리들로 하여그 하찮은 대상의 파편이라도 다시보면 그 속에는 한폭의 산수화 못지 않은 볼것이 많다는 것을 암시해 주고 있다. 이러한 암시는 무엇이든 막연한 것에서 새로운 형상을 만들 수 있다는 그 자신의 작품에서 보이는 끈질긴 표현의지에서 비롯 되기도 하며 새로운 형상은 어디까자나 신비롭고 불확실한 상태로 머물도록 하는 그 자신을 솬찬할 줄 아는 또 다른 관찰자로서의 너그러움에 기인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