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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작품이미지는
전시공간에서 홍보를 위해
e-mail로 보낸 사진을 재가공하여 등록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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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시 |
The Portait of Eternit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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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시 |
2006.04.19.수~2006.05.2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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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글 |
Indian _ 평화, 조건 없는 평화 (신혜영 _ 갤러리상 큐레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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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ian _ 평화, 조건 없는 평화 (신혜영 _ 갤러리상 큐레이터)
순진하다 못해 멍하니 넋이 나가 있는 듯 한 눈동자가 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사람들의 얼굴이 있다. 이전에 작가는 동해안의 바닷가 사람들을 화폭에 담았었다. 단순하고 거친 삶에서 오는 순박한 얼굴표정 때문이었다. 인도의 거리와 시장에서 만난 가난한 사람들의 모습은 그와는 사뭇 다른 얼굴이다. 작가는 인도를 거듭 방문하면서 이들의 모습을 담았다. 작가에게 인도 무명인(無名人)의 얼굴은 순박함을 넘어선 어떤 감동을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작가에게는 한 때 초상화를 상업적으로 그리던 시절이 있었다. 어떤 얼굴이라도 무차별하게 그릴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인해 매우 다양한 사람들을 다루어 볼 수 있었다. 초상화라는 용도의 성격에 따라서 인물은 특정한 상황 속에 있기보다는 보편적이며 단정한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수 천 명 이상의 인물을 그리면서 생김새 안에 내재하는 보이지 않는 내면을 주시하게 되었다. 작가가 인물을 통해 그려내고픈 인물의 정신성은 이후 그가 쫓는 대상의 성격을 결정하게 되었다.
한국 내에서 그림의 대상이 된 것은 동해안 어촌의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얼굴에서는 마치 한국 현대사를 몸뚱이와 가슴으로 견뎌낸 것 같은 삶의 상처가 느껴졌다. 곤고하고 투박한 모습에서 가슴을 울리는 한(恨)의 정서가 배어나왔다. 예술가는 작품을 제작할 때 작품의 대상에 자신을 투사하거나 또는 그 성질에 자신을 동화시키기 나름이다. 거칠어서 투박하고 상처투성이어서 아픈 인물의 모습을 강렬한 인상으로 표현하면서 작가는 자신이 걸어왔던 삶의 길을 예술작품으로 결정화시키게 되었다. 아니면 그 길을 통하여 배웠던바 진실 된 삶의 모델로써 작품속의 인물을 내세웠던 것일 수도 있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리만큼 그의 작품에서는 한결같이 고난과 역경 같은 것이 느껴진다. 인생은 즐거우며 편안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그림에서 무거운 짓누름과 같은 어두운 정서를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반대라면, 녹녹치 않은 삶의 다중적 성격을 파악한 사람은 작품에 쉽게 공감하게 된다. 다소 무겁고 장중한 '동해인 The East sea people'은 비장해 보이기까지 하는 인물의 성격으로 인해 오히려 평범한 범인(凡人)으로부터는 멀어지게 되었다. 작가가 제시하는 삶의 가치를 대변하는 특별한 인물로 화(化)한 것이다.
작가는 종교성이 짙은 국가인 인도를 방문하고서 또 다른 인간의 전형을 발견하게 되었다. ‘조건 없는 평화’를 깊이 내재한 인간상이다. 여기서 조건 없음이란 평화로울 수 있는 객관적 조건과는 상관없이 존재하는 평화라는 뜻이다. 작가는 동해인을 그릴 때처럼 윤택한 삶 의 모습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을 화폭위에 옮겼다. 작가가 그린 동해인과 인도인은 역사와 문화가 다르지만 삶의 빈곤과 위태로운 정도에 있어서 별반 다를 바 없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이들의 모습에서 평화를 찾아낼 것을 기대하기 보다는 회한이나 달관의 정서를 찾아야 하는 것이 이치에 맞을 것 같다.
조건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것은 현실적인 의미로는 평등한 삶의 추구와 상관없는 태도로 볼 수 있다. 특히 경제적 낙후로 인한 삶의 질이 낮은 상태에서는 보통 평화로운 만족보다는 불균형 해소를 위한 투쟁과 정의 실현을 추구하는 것이 현실에서의 모습이다. 따라서 자칫 ‘조건 없는 평화’는 ‘평등 없는 평화’로 읽혀질 수 있고, 더 나아가 정치적인 지배 이데올로기로 인식될 수도 있다. 게다가 이 조건은 작가의 그림에서 동해인의 삶을 고난으로 점철시킨 인생의 조건이 될 수도 있으며 삶의 무게를 짊어진 인간의 영웅적인 모습을 강조하는 작품으로 인해 인간 삶의 프로메테우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 제우스가 숨겨둔 불을 훔쳐 인간에게 내어 줌으로써 인간에게 문명을 가르쳐준 장본인. 그는 제우스에 의해 코카서스 바위 위에 쇠사슬로 묶여 낮에는 독수리에 의해 간이 쪼이고 밤에는 그 간이 다시 자라나는 것이 영원히 반복되는 형벌을 받게 된다.
적 운명의 성격을 내포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조건, 운명으로 인해 인물은 고난에 차 있지만 그럼으로써 비범함을 부여받았던 것이다.
그런데 작가가 만난 인도인의 얼굴은 불평등에 대해, 삶의 고통에 대해 이전의 동해인의 얼굴과는 다른 반응이다. 이들에게도 무지와 가난이 있다. 거대한 잠재력의 나라, 인도의 그늘에 존재하는 이들이다. 작가는 이들의 눈망울과 입가에서 평화를 포착하였다. 슬픔과 고통이 없지 않지만 이것이 사람의 마음을 경직시킬 수 없음을 보았다. 문명을 창조하는 억센 의지와 명석함이 부족해 보이지만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순하고 고운 기운을 느꼈다. 상처가 고스란히 내면의 힘으로 축적된 영웅적 범인의 모습이 '동해인 The East sea people'이었다면 ‘영원의 초상 The portrait of eternity'의 인도인은 삶의 조건으로 말미암은 제약으로부터 한결 자유로운 영혼의 모습에 가깝다.
가난한 인도인의 조용하고 순수한 인상에서 느껴지는 평화는 삶에 관한 또 다른 성찰을 작가에게 남겨주었다. 그리고 그만큼 넓어진 지평이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다. 작품속의 인물은 영웅이기 보다 참된 범인에 가까워지고 작품은 작가가 믿는 삶의 가치로부터 조금 더 투명한 진실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 제우스가 숨겨둔 불을 훔쳐 인간에게 내어 줌으로써 인간에게 문명을 가르쳐준 장본인. 그는 제우스에 의해 코카서스 바위 위에 쇠사슬로 묶여 낮에는 독수리에 의해 간이 쪼이고 밤에는 그 간이 다시 자라나는 것이 영원히 반복되는 형벌을 받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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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및 전시 설명
이상원은 강원도 춘천에서 출생하여(1935년) 10대 중반에 홀로 상경한 이후 독학으로 그림을 그린 작가이다. 생애 초반부에는 60년대 성행했던 영화간판장이와 이후 고위 관료 및 유명인들의 초상화를 그림으로써 미술활동을 하였다. 상업미술로 성공한 작가는 불혹의 나이에 상업적 그림을 모두 접고 순수미술을 시작하였다. 애초 누구의 가르침도 없이 시작한 그림이기에 순수미술 조차도 자신의 직관과 훈련을 토대로 작업하였다. 그러기에 이상원의 작품은 국전이나 중앙미술대전, 동아미술대전에 출품, 수상 할 70년대 말 당시 기존 미술흐름의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 독창적이고 신선한 것이었다. 그 이면에는 고독하고 외곬수적인 측면이 항상 함께 한 작가였다.
수많은 작품과 다수의 해외 미술관 초대전은 작가가 이루어낸 쾌거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의 작품은 늘 소외된 것들과 가난한 것들을 대상으로 하였는데 그의 성공적인 삶 이면에 내재해 있는 치열한 자신과의 투쟁의 정서로 말미암은 것이라 읽혀진다. 주로 러시아(국립 러시안 뮤지엄, 국립 트레차코프 미술관)와 중국(국립 중국 미술관, 상하이 미술관) 등지에서 그의 작품이 전시되었던 것도 사실적이며 숙고를 불러일으키는 작품 성격에서 연유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상업미술에서 순수미술로 전환하였고 게다가 독학으로 출발한 이상원은 전무한 학연과 늦게 출발한 탓으로 인해 작품을 전시하려는 초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상업그림으로 그림판매를 많이 경험한 그는 자신의 내면이 고스란히 투영된 창작물은 기증이외에 판매하지 않음으로써 상업화랑과는 인연을 맺기 더더욱 어려웠다.
하지만 이제는 국내의 대중들은 물론이거니와 해외의 유수 국립 미술관에까지 이상원의 작품은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보편적인 가치를 지닌 그림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많은 이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화가로 인정받게 된 지금 그는 다시 거꾸로 강원도 춘천으로 귀향하였다. 시골 마을에 작업실을 마련하여 홀로 작업에 열중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 또한, 그의 고향인 강원도에 개인 미술관을 준비 중이며 이를 위해 이번 전시부터는 30여 년 동안 판매하지 않았던 순수 창작 작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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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설명 |
한국에서 동해안의 거칠고 투박한 어부를 소재로 삼은 작가는 2003년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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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동해안의 거칠고 투박한 어부를 소재로 삼은 작가는 2003년부터 인도의 인물을 화폭에 담고 있다. 70대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는 수차례 인도 등지를 여행하였다. 실제 대상을 접하여 그 느낌 그대로를 그리려 하는 작업 스타일 때문이다.
작가가 인도의 사람들에 매료된 이유는 여전히 가난하고 단순한 삶을 사는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태도와 눈동자에서 풍기는 순하고 여유로운 성격 때문이었다. 종교적인 배경을 그 이유로 이해하고 있는데 나이에 상관없이 고난과 슬픔을 수용하는 인도인의 자세는 노년의 작가에게 또 다른 감동을 주었다.
인도의 사람을 그린 작품 전시회는 작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이다. 다양한 인물을 그리면서 인물의 진실 된 내면을 찾아다녔던 작가에게 인도라는 지역은 바로 영적인 인간, 종교적인 인간상을 배태한 곳으로 인식된 장소이다. 그들이 사는 곳으로 찾아들어간 작가는 허름한 인도인을 통해 그가 기대했던 맑은 눈망울과 욕심 없는 마음을 느낀 것이다. 한 차례의 방문과 전시로서는 그가 느꼈던 경외감과 강한 인상을 다 표현할 수 없었기에 그는 거듭 방문하고 거듭 작품을 제작하였다. 한국인의 모습을 그린 것만큼의 문화적인 공감대를 기대할 수는 없으나 한국을 넘어서서 인간 보편의 모습과 평화로운 내면 등을 추구하는 작가의 의도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작가는 주로 구델리와 바라나시, 캘커타 등지의 작은 마을들과 시장, 기차역 등에서 사람들을 만났다. 늘 그렇듯이 깨끗하고 고급스러운 환경보다는 조금 뒤떨어지고 가난하지만 사람냄새 나는 지역들에서 그림의 대상을 만났다.
특히, 이번 작품들은 한 인물을 여러 각도에서 심층적으로 파헤친 듯 한 똑같은 인물의 연작이 색다르다. 인물도 주로 얼굴을 위주로만 그려서 표정에서 나오는 내면에 집중한 작가의 의도를 알 수 있다. 찡그리고, 웃고, 담배 피우는 인물들. 이목구비의 모양만 약간 다를 뿐 동해인의 모습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는 듯 하다. 그러나 작품은 한층 자연스런 감성을 담고 있다. 평범한 동해인이 작품을 통해 강직한 영웅이 되어 고난에 찬 삶이 주는 비장함을 얻었던 것이 전작이라면 인도인은 한결 격렬함이 잦아들고 인간의 참모습에 가까워졌다. 여기에서 작가가 인도를 거듭 찾고 그들의 얼굴을 그림으로 남기고
자 했던 진짜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여전히 남루한 인간의 모습을 그렸으나 그 모습 그대로 평안한 내면에 작가 자신도 모르게 빠져든 것이다.
작가는 인도의 사람들을 스케치북에 가득 담고 델리 공항을 빠져나오면서 그들에게 무한한 고마움을 느꼈다고 한다. 사례도 하지 못하고 오는 것이 못내 아쉬울 정도라고 수차례 강조한다. 가시화 된 문화적 유물들 보다 인도인의 내면에 흐르고 있는 인간적이고 따스한 감정을 작품의 소재로 다룰 수 있었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내면을 포착한 작가의 감동이 작품을 통하여 우리에게도 흐를 수 있기를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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