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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로 보낸 사진을 재가공하여 등록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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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시 |
2006.03.20.월~2006.04.22.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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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글 |
자연의 숨결, 생명을 노래함 - 박소영, 파리Ⅰ대학(Sorbonne-panthe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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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숨결, 생명을 노래함 - 박소영, 파리Ⅰ대학(Sorbonne-pantheon) 조형예술학(Art Plastique) 박사 -
2006년 봄을 활짝 열 갤러리 분도 기획전은 기운생동으로 축약되는 수묵화의 전통을 새롭게 해석하는 네 작가, 정종해, 김호득, 이영석, 임현락의 활기찬 화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필묵의 변주, 필획의 유희로부터 이 작가들은 생명력의 기를 끊임없이 용솟음치게 만든다. 이들의 예술세계는 자연의 숨결과 생명력의 탐구, 자연과 인간의 교감, 전통과 혁신의 변증법적 진화, 근원적 세계에 대한 물음 등으로 일관되어 있다. 붓질 하나가 우주 에너지를 포착할 수 있고 단 번의 획으로 생명이 꿈틀거리는 화면이 창조될 수 있다. 네 작가는 시대변화에 따른 새로운 조형의식을 탐구하면서 끊임없는 실험을 통해 기운생동의 현대적 변용을 시도하고 수묵화의 새로운 전통을 창조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신체와 정신의 합일을 통해 각기 독자적인 방식으로 생명력의 원천을 노래하는 이들의 작업이 합류하는 상생과 화합의 공간에서 우리는 대자연의 숨결을 들을 것이다.
현란한 필묵의 춤을 통해 기와 운의 조화를 이루면서 생명력 그 자체를 발산하던 정종해의 화면은 최근 일련의 산, 폭포 등 자연경관을 주제로 한 작품을 통해 생명력의 기를 표출하는 수묵의 본질에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이는 의식의 심층인 무의식의 세계로부터 자동표기법적으로 유출되는 은밀한 내면 이미지가 광시곡(rhapsody)을 울리던 <자연유희> 연작에 비해 보다 구체적인 형상으로의 변화이기도 하다. 광시곡은 조형 언어와 기법의 변화를 통해 양식적인 맥과 단절하면서도 전통과 혁신 사이를 간단없이 넘나들며 부단히 진화하는 그의 창작세계를 은유한다. 기교를 멀리한 초묵(焦墨)으로 구사한 자유분방한 획들이 장대한 화면을 장악할 때 우리는 장엄한 자연의 에너지와 조형의 시원(始原)을 향한 작가의 창조적 여정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화면과 화가의 신체 사이의 밀접한 상호침투의 결과로 필획과 기의 일치가 이루어지는 경지에서 작가 스스로 표현하는 ‘화기’(和氣)에 의한 화흥(畵興)의 절정’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측량할 길 없는 근원적 생명이란 무엇인가? 의고한 필묵 기법의 파격, 전통의 파기, 나아가 작가 스스로 파괴자가 됨으로써 비로소 새롭게 탄생하는 창조의 역설을 보여준 김호득. 자신을 질풍노도 속에 던지고 삶과 죽음의 접점을 가까이서 체험한 그에게 이 근원적 생명으로의 침잠은 당연한 예술적 귀결이라 하겠다. 창조의 시간과 화면의 공간, 그리고 작업의 근원으로서의 신체, 이 세 가지가 합일되는 순간의 현존을 탐험한 <사이> 연작에서 반복되는 점찍는 행위는 한 점-매 순간에 구현되는 새로운 생명체의 탄생이다. 또한 무수한 점들은 비어있음과 차있음의 변증법을 통해 영구히 지속될 생성과 소멸의 순환을 가시화한다. 지난 일 년간의 외유는 그에게 또 다른 파괴와 혁신을 지향하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그 모색의 과정이 이번 전시 작품에서 성장해 가는 자연을 닮은 응집(concretion) 형태로 나타난다. 농담의 해조(諧調)에 의해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보이는 이 단순한 형태는 화가가 선택하는 가장 비옥한 한 순간의 확장을 가져온다. 작가에게 이러한 시간성의 인식이란 바로 시공과 우주의 근원, 생명의 본질로 다가감을 의미한다.
기운생동의 세계에서 출발하여 심원한 우주의 원기와 예술가의 신기(神氣)를 하나로 합친 석도(石濤)의 가르침을 이영석은 궁극적으로 자아 성찰과 내면 평화의 추구로 발전시킨다. 부조리라 불리는 인간존재의 한계, 공포, 욕망과 억제를 갈필의 난무로 표현했던 왜곡된 인물들은 ‘영혼의 게놈’으로 명명한 무작위로 그어지는 선들로 변모한다. 여기서 선들은 생명체의 자율성을 가지고 스스로 무엇을 찾는지를 알아보려고 하면서 화면에서 ‘연속체’(continuum)가 되려고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그의 작업은 고뇌로부터의 일탈을 보여주며, 나아가 최근 무념무상에 가까운 상태에서 진행되는 선적 질서로의 몰입은 언젠가는 해탈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중봉으로 격렬함 없이, 그러나 쉬지 않고 연결되는 일획의 묘미는 담묵과 농묵의 대비와 유연하게 아우러지면서 화면을 가득히 점유하고 화면을 뛰어넘어 영혼의 울림으로 승화된다. 이는 바로 작가가 염원하는 초월적인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믿음’이요, 예술가가 소유한 신성한 기이자 기독교적 구원의 메시지이며 동시에 동서양 사유의 융합이다.
<나무들 서다> 연작은 일획의 기개와 진수를 아낌없이 보여주는 작품이다. 임현락의 나무들은 완당(阮堂)의 <세한도>처럼 눈보라 몰아치는 한겨울 나무의 절개와 정기를 생생히 간직한 채 다가올 봄의 환희를 응축하고 있다. 또한 일획의 수직성은 고대 그리스의 숭고와 무한(apeiron) 개념을 동반하면서 동양적 사유의 우주원기로 모아진다. 생명력의 원천을 대지로부터 끌어올려 우주로 향하는 나무를 통해 작가는 생명을 찬미한다. 생명을 향한 감동과 희열은 병마를 의연히 이겨낸 그의 삶에서 각별한 의미를 가진다. 작가는 바닥에 길게 펼친 채 하는 작업 방식에서 대지를 밟으며 대지의 숨소리를 듣고, 무한대로 연장시킬 수 있는 가변적인 설치작업에서 자연, 인간 그리고 이 세계와의 소통을 추구한다고 한다. 여기서 대지란 하이데거가 말하는 인간의 삶을 가능하게 하는 자연, 그리고 세계란 그 위에 세워지는 인간적 삶의 세계(nomos)에 비유될 수 있다. <나무들 서다>는 창조적인 에너지를 표상하는 생명력의 무한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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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개요 |
전시 내용: 진보적인 복합 문화･예술 공간을 지향하는 갤러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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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내용: 진보적인 복합 문화･예술 공간을 지향하는 갤러리 분도는 2006년 희망찬 봄을 여는 <자연의 숨결, 생명을 노래함>전을 선보인다. 기운생동으로 축약되는 수묵화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작가들의 최근작으로 구성된 이 전시는 전통적인 수운묵장에 실험적인 매체가 도입되어 신선한 충격을 불러일으킬 감성 공간을 창조할 것이다.
서울에서 활동 중인 정종해는 이번 전시에 흔쾌히 참여하면서 앞으로 대구화단과 더욱 긴밀하게 교류할 계획이다. 김호득은 1년간의 미국체류 후 새롭게 시도하는 작품을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으로 선보일 것이다. 최근에 대구에 정착한 임현락은 음악이나 스펙터클과 연결한, 다른 장르 예술 간의 상호교류를 시도한다. 기호 혹은 문자추상을 연상시키는 이영석의 작품은 심원한 우주의 원기를 추구하고 있다.
이 네 명의 작가들은 기운생동의 원천적 의미를 독창적으로 인식하고 시대변화에 따른 새로운 조형의식을 탐구하면서 끊임없는 실험을 통해 기운생동의 현대적 변용을 시도하고 수묵화의 새로운 전통을 창조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작가 약력
정종해; 서울대 미대 및 동 대학원 졸, 현재 한성대 교수
김호득; 서울대 미대 및 동 대학원 졸, 현재 영남대 교수
이영석; 서울대 미대 및 동 대학원 졸, 현재 계명대 교수
임현락; 서울대 미대 및 동 대학원 졸, 현재 경북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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