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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ce란 단어는 '장소, 공간'이라는 명사형으로도 풀이되지만 '위치하다'라는 동사형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장소라는 개념 자체가 움직이며 장소에 위치하기 위한 동작 자체의 의미도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작품을 통해서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장소를 옮겨 다니며, 낯익은 그러나 동시에 생경한 장소와 대면해야 했던 개인적인 경험을 가시화한다. 장소들은 학교의 오래된 기숙사, 학교 건물의 복도이거나, 짧은 시간 동안 머물렀던 학교의 클래스 룸, 학생의 신분으로 구할 수 있었던 원룸 아파트, 잠시 동안 기거했던 친구 집의 게스트 룸 등이였다. 개인을 둘러싼 장소들은 개인의 장소이기도 했으나 동시에 개인이 소유할 수 없는 공공의 장소이기도 했다. 모든 소유권이 지워진 상태에서 잠시라는 시간 동안 기거하다 다시 흔적을 지우고 나온, 기억하고 있는 무언가들처럼 존재했으나 현실적이지 않은 그 장소들에서 개인은 짧은 시간을 머물렀다 떠나는 노마드nomad(유목민, 정착하지 않고 떠돌아다니는 사람을 뜻하는 말), 혹은 이방인alien, stranger(히브리서 11장에서 이방인은 본향을 하늘에 두고, 이세상에서 떠도는 존재)인일 뿐이다. 장소는 그러한 개인의 정체성을 대변해 주고, 그 개인의 정체성은 장소에 의해서 말해진다.
거주했던 실제의 장소에서 사진을 찍고, 그 사진들을 매개로 미니어쳐miniature를 만드는 것이 작업의 첫번째 단계이다. 미니어쳐는 실공간과 닮아 있으며, 미니어쳐를 이루는 모든 요소는 실공간에서 가져온 이미지이다. 이렇게 삼차원적인 공간이 카메라를 통해 평면화되고, 평면화된 공간은 다시 기억으로 재생된, 더 이상 현실적이지 않은 공간이 된다. 그렇게 실공간과 닮아있으나 종이로 만들어진 미니어쳐의 이미지가 눈앞에 재생되어지는 것이다
2006년 12월
Here the works must be viewed in the complex relationship between identity and place. My situation in relation to my surrounding and to the circumstances is attributable to the spaces I encounter. “Place,” which can be both noun and verb, is about the situation, a process of involvement, and intuitive experience that I move out from one place to another place. In the narrow confines of my living space, through a diorama, I experience my own cosmos, free of conditions, restrictions and external compulsions as the search for self deepens. My photographs could theoretically be a kind of documentation to show segments of reality without interpretation. However, still sharing this attitude, my approach is to find a balance between the two extremes by uniting a maximum of authenticity with a maximum of anonymity. Also, in these places, consciously removing personal criteria of my social and cultural status, I become such a nomad and an alien who doesn’t leave traces of herself but carries personal belongings all the time.
Dec. 20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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